
목차
사실혼 인정기간이 중요한 사안과 그렇지 않은 사안
사실혼 인정기간은 중요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만약 결혼식을 올린 증거가 있고 양가 부모와 인사도 하고 친구들에게도 배우자로 소개했다면, 같이 산 기간이 극히 짧더라도 사실혼으로 인정받는 데 문제가 없습니다.
이는 마치, 혼인신고 뒤에 수 개월 같이 살았든 수십 년을 같이 살았든 아무런 차이 없이 혼인관계로 인정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다른 증거가 마땅치 않다면, 즉 결혼식도 올리지 않았고, 사회적 교류도 많지 않고, 부모의 반대로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경우와 같이 사실혼 증거가 마땅치 않다면, 사실혼 인정기간 역시 증거로서 가치가 있습니다.
법률혼이 ‘혼인신고’로 인해 혼인의사에 대한 다른 입증이 필요하지 않은 것과 달리, 사실혼에서는 겉으로 드러난 사실을 통해 혼인의사가 있는지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겉으로 드러난 사실 중, 사실혼 인정기간은 중요한 판단 요소 중 하나가 될 수도 있습니다.
1. 사실혼 인정기간이 중요하지 않은 경우
사실혼 관계를 인정받기 위해 반드시 오랜 기간 함께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다음과 같은 명확한 증거들이 존재한다면, 사실혼 인정기간이 짧더라도 사실혼 관계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 결혼식 증거: 결혼식을 올린 사진, 영상, 청첩장 등이 있다면 이는 사실혼 관계를 강력히 뒷받침하는 증거가 됩니다.
- 사회적 인정: 양가 부모에게 인사를 드렸거나, 친구나 지인들에게 배우자로 소개한 경우, 이는 두 사람이 결혼 의사를 가지고 실제로 부부처럼 생활했음을 보여줍니다.
- 자녀가 있는 경우: 두 사실혼 배우자 사이의 자녀가 있으면 이 역시 주요한 증거가 됩니다.
- 상대방 자녀와의 교류: 상대방 자녀와 교류한 사실은 사실혼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 공동 생활의 흔적: 짧은 기간이라도 함께 거주한 사실이 확인되거나, 공동 재산 관리, 생활비 분담 등의 증거가 있다면 사실혼으로 인정받는 데 유리합니다.
만약 공동 생활의 흔적에 더해서, 결혼식이나 사회적 인정과 관련된 증거가 존재한다면 사실혼 인정기간과 상관 없이 사실혼 성립으로 판단받을 수 있습니다.
2. 사실혼 인정기간이 중요한 경우
반면, 사실혼 관계를 인정받기 위한 다른 증거가 부족한 경우에는 사실혼 인정기간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음이 그 예입니다.
- 결혼식 미진행: 결혼식을 올리지 않았고, 이를 대체할 만한 다른 증거(예: 약혼식, 혼인 서약 등)도 없는 경우.
- 사회적 교류 부족: 배우자로서의 지위가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경우. 예를 들어, 친구나 지인들에게 배우자로 소개하지 않았거나, 가족 간의 교류가 전혀 없었던 경우.
- 부모의 반대: 양가 부모의 반대로 인해 배우자로서의 관계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경우. (부모의 반대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로 인해 제출할 만한 증거가 없는 것이 문제됩니다.)
장기간 동거와 사실혼 인정 사이의 관계
장기간 동거가 사실혼 인정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사실혼 관계를 판단하는 데 있어 더욱 중요한 요소는 당사자 간의 혼인의사입니다.
즉, 단순히 함께 생활한 기간이 길다고 해서 사실혼으로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 사이에 혼인의사가 존재했는지 여부가 법적 판단의 핵심 기준이 됩니다. 혼인의사는 결혼식, 사회적 교류, 배우자로서의 소개 등 객관적 행위와 증거를 통해 입증될 수 있으며, 이 요소가 사실혼 성립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근거로 작용합니다.
물론 소송 실무적으로 어느 하나의 결정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는 데다가 동거 기간까지 짧다면 사실혼 인정이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경우, 장기간 동거는 사실혼 성립을 위한 충분 조건이라기보다 필요 조건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사회적 교류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가 있다면 동거 기간이 짧다는 것이 사실혼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않습니다.)
장기간 동거나 교제에도 불구하고 사실혼 인정기간으로 판단받지 못한 사례
아래 판결들은 10년, 28년 등 장기간 교제하였고 동거 기간이 상당하여도 사실혼 인정기간으로 판단받지 못하였습니다.
1. 28년 동안 동거한 사안(서울가정법원 2003드합8510 사건)
이 사안은 무려 28년 동안 원피고가 동거하였고, 뒤늦게나마 결혼식도 한 사안입니다.
원고는 위 기간이 사실혼 인정기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다음을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 피고가 1주일에 3일 정도만 원고 집에 머물고 나머지 날에는 피고 본가에서 소외 4와 생활한 점,
- 피고가 명절이나 피고 부부 생일에 피고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고, 조상에 대한 제사도 피고 본가에서 지낸 점,
- 피고가 한 번도 피고 자녀들에게 원고를 소개시켜 주지 않음 점,
- 피고가 원고와의 결혼식에 피고의 가족이나 친척들을 참석시키지 않은 점,
- 원고가 뚜렷한 이유 없이 3회에 걸쳐 피고와의 사이에 생긴 태아를 낙태한 점,
- 원·피고가 약 28년간 동거하면서도 혼인신고를 마치지 않은 점
사실혼 판단에 있어서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점이 그 판단 요소가 된다는 것이 의아하게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데 나름의 이유가 있는 사안과 (가령 각자의 자녀가 있으니 혼인신고를 하지 말자고 한 경우)와, 아무런 이유도 없이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사안에는 차등을 둡니다.
저희 법무법인에서 수행한 사건 중 일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2. 10년 이상 교제하였으나 사실혼 인정기간으로 판단받지 못한 사례(울산지방법원 2012드단6264)
이 사안은 1999년경부터 2010. 11월경까지 (기간에 대해 약간 다툼이 있는데 적어도 2008년 6월까지) 연인관계로 정교를 이어왔습니다.
그리고 피고의 누이가 빌려준 집에서 동거하기도 하였고, 원고가 피고의 누이로부터 돈을 빌려 사업을 하는 등 가족간의 교류도 어느 정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피고가 승려였고 사찰의 주지였습니다. 법원은 피고가 이를 대외적으로 알리고 주지직을 수행하는 것이 어려웠을 것이라는 측면에서 사실혼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기타 사실혼 인정기간으로 판단받지 못한 사례
법원은 아래와 같은 사례에서도 사실혼 관계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드러난 교제기간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쌍방 혼인의 의사라는 취지입니다.
아래 사안에서 법원은 사실혼이라고 주장하는 당사자 혹은 그 상대방에게 혼인의사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1. 부산가정법원 2018드단6545, 2018드단6552(병합) 사건
이 사건에서는 원피고가 원고 주거지에서 원고 딸과 함께 일정기간 동거를 하였고, 서로 가족들과 왕래했고, 피고 어머니 도움으로 보도방을 개업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다음 이유로 사실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① 각 전혼 자녀들을 둔 상태에서 노래방 도우미와 손님으로 처음 만났고, 그 시점에 원고는 다른 남자도 만나고 있었음
② 원피고가 합가한 것은 아니고, 자신의 집에서 지내면서 오갔음
③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고, 상견례도 안했음
④ 서로의 가족과 일정부분 교류하고 제사나 장례절차에 몇 회 참석하였지만 정기적이었다거나 배우자 자격은 아니었음
⑤ 원고는 사실혼 인정기간이라고 주장하는 기간에도 노래방 도우미로 계속 일함. 경제적 공동체 형성 흔적 없음.
2. 대구가정법원 2013드합1012 사건
이 사건은 대학교 석사과정 학생인 원고가 지도교수 사이에 교제한 기간이 사실혼 인정기간이라고 주장하면서, 다른 학생이 위 교수와 부정행위를 하고 원고를 모욕하였으니 사실혼 파기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 사안입니다. (즉, 상간 소송과 유사한 구조입니다.)
① 원고와 소외인은 둘 다 법률상 배우자가 있는 상태에서 이를 인식하고 교제를 시작 (각자가 이혼해는데, 그 전까지 약 3년 정도 관계가 지속되었습니다)
② 각자가 이혼한 후에도 결혼식 등 의식 치르지 않았고, 경제적 생활공동체도 형성하지 않음
③ 원고가 지도교수에게 지속적으로 원고와의 관계를 유지할 것을 종용하며 가족들에게 둘 사이의 관계를 알리겠다는 등의 협박을 함. 또한 향후 원고와 동거할 것을 약속하라고 강요하는 와중에 만남 유지
사실혼 시작 시점이 각자가 혼인한 상태였다는 점, 원고가 지도교수를 협박한 점 등이 혼인의사 인정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원고 의사는 혼인의사였는지 몰라도, 협박받은 당사자에게 혼인의사가 있었다고 선뜻 인정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3. 부산가정법원 2020느단201260 사건
이 사건은 원피고가 동거해왔고, 원고가 피고에게 돈을 주어 피고 명의로 부동산을 구입하고, 주민등록도 같이 해 둔 사안입니다.
그러나 법원은 결혼식도 하지 않았고, 서로의 가족과 교류하지도 아니하였으므로 사실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 페이지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링크 : 주민등록을 같이 하고 토지 구입을 상대방 명의로 했어도 사실혼 인정받지 못한 사례

사실혼 관계를 입증하기 위한 방법
사실혼을 주장하려면 다음과 같은 증거들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공동 생활의 증거:
- 공동 재산 형성(예: 공동 명의의 집, 계좌 등).
- 생활비를 함께 부담한 기록.
- 부부로서 함께 거주한 주소지 기록.
- 사회적 인정:
- 결혼식 사진, 청첩장, 혼인 서약 등.
- 서로를 배우자로 소개한 문자, 이메일, 편지 등의 기록.
- 가족 및 친구들이 두 사람을 부부로 인식했음을 증명하는 증언.
- 법적 서류:
- 공동 명의로 된 계약서(예: 임대차 계약).
- 보험 수혜자 지정, 공동 계좌 사용 내역.
사실혼 재산분할
사실혼 인정기간 동안 형성한 공동재산은 당연히 재산분할의 대상이 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 글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링크 : 사실혼 재산분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