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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의 불륜과 증거: 카톡이 바꾼 이혼 소송 풍경
카카오톡(카톡)과 문자메시지는 일상적인 의사소통 수단을 넘어 불륜의 영역에서도 가장 중요한 소통 채널이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이혼 소송에서 디지털 증거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특히 카톡이나 문자메시지는 증거 확보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이점(혹은 당사자 입장에서는 단점)이 있어 이혼 소송의 양상을 크게 변화시켜 왔습니다.
카톡(문자메시지)만으로 이혼이 가능할까? – 법원 판례 분석
문자를 많이 주고받았다는 사실만으로는 이혼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하급심 판결도 있고, 문자메시지 교환만으로도 이혼 사유가 된다는 취지의 보도도 있어 혼란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판결들이 서로 충돌하는 것인지, 아니면 일관된 법리를 따르는 것인지 구체적인 판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이혼의 법적 요건: 혼인 계약 파기의 조건
혼인은 법적으로 일종의 계약 관계라고 할 수 있고, 이 계약을 파기하는 것은 아래 두 가지 방법 외에 없습니다.
- 쌍방의 동의(협의이혼)
- 한쪽의 귀책사유에 의한 재판상 이혼
일반적인 계약에서는 물건이나 금전 지급 의무 불이행이 귀책사유가 되지만, 혼인 계약에서는 어떤 사유들이 이혼의 법적 근거가 되는지 민법에서 명확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관련 법령
민법 제840조(재판상 이혼원인)
부부의 일방은 다음 각호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가정법원에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
- 배우자에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
-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
-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아니한 때
-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제841조(부정으로 인한 이혼청구권의 소멸)
전조 제1호의 사유는 다른 일방이 사전동의나 사후 용서를 한 때 또는 이를 안 날로부터 6월, 그 사유있은 날로부터 2년을 경과한 때에는 이혼을 청구하지 못한다.
부정한 행위의 법적 해석: 간통보다 넓은 개념
이혼 소송에서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사유는 ‘부정한 행위'(민법 제840조 제1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부정한 행위를 간통과 동일시하지만, 법적으로는 간통보다 훨씬 넓은 개념입니다. 대법원은 부정한 행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했습니다:
“민법 제840조 제1호에서 재판상 이혼사유로 규정한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라 함은 간통을 포함하는 보다 넓은 개념으로서 간통에 까지는 이르지 아니하나 부부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않는 일체의 부정한 행위가 이에 포함되며, 부정한 행위인지의 여부는 구체적 사안에 따라 그 정도와 상황을 참작하여 이를 평가하여야 한다.”
이는 간통에 이르지 않더라도 부부간 정조의무를 위반하는 행위라면 이혼 사유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카톡이나 문자메시지 교환도 그 내용과 정황에 따라 부정한 행위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카톡(문자메시지)과 이혼 사유: 주요 판례 분석
1. 울산지방법원 2013가단00000 사건 – 문자메시지만으로는 부정행위 불인정
사실관계: 약 2년 동안 남편과 이웃집 여자가 빈번하게(월 100여 건 이상) 문자를 주고받음
법원의 판단:
“가정이 있는 여자가 이웃에 사는 유부남과 별다른 이유 없이 지속적이고도 빈번하게 연락을 주고받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고 그와 같은 행동이 일반인의 건전한 상식에 비추어 적절한 행동인가 하는 것에는 상당한 의심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나아가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가 C과 사이에 민법상 불법행위를 구성하는 부정한 행위를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이 판결은 문자메시지 교환 횟수만으로는 부정행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2. 부산가정법원 2010드단00000 판결 – 지속적 연락과 폭력으로 이혼 사유 인정
사실관계:
- 다른 여자가 남편에게 약 6개월간 매일 전화나 문자(총 450회 이상)
- 이에 항의하는 부인에게 남편이 폭력 행사
- 남편이 집 열쇠를 바꿔 부인의 출입 차단
법원의 판단:
“피고는 원고와 혼인 중임에도 부터 ○○○라는 여자와 지속적으로 전화통화를 하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왔고, 이를 따지는 원고를 힘으로 밀어붙여서 결국 피고 집에서 쫓아냈으며, 그 과정에서 원고에게 멍을 입히거나 정신병원에 집어넣는다는 등의 위협적인 말을 하였다. 이렇듯 원고와 피고의 혼인관계는 피고에게 책임있는 사유로 인하여 더 이상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었다고 판단되며, 이는 민법 제840조 제1호, 제3호, 제6호에 정한 재판상 이혼사유에 해당한다.”
이 사례에서는 문자메시지 교환과 함께 폭력 행사 등 여러 사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이혼 사유로 인정되었습니다. 위자료 1,000만 원이 인정되었습니다. 만약 피고가 해명하려고 노력하였다면 이혼까지 가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충분이 의혹을 살만한 상황에서 위와 같이 행동하는 것은 그 자체로 이혼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3. 인천지방법원 2007드단00000 사건 – 애정 표현 문자와 행동으로 부정행위 인정
사실관계:

- 부인과 다른 남자가 하루에 여러 차례 통화 및 애정 표현 문자메시지 교환
- “당신이 이 세상에 있어준 것만으로도 하느님께 감사합니다”, “보고 싶습니다”
- 부인이 별거 후 다른 남자 집에 드나들며 가사 도움 제공
- 남편의 미행 중 다른 남자 집 장롱에 숨어있다 발각됨
법원의 판단:
“위 인정사실 및 다른 남자와 부인 사이의 통화 내역이나 문자메시지에 나타난 애정표현의 정도 등을 종합하면, 다른 남자는 부인이 초등학교 동창인 남편의 처임을 잘 알면서도 부인과 부정한 관계를 맺음으로써 부부사이의 혼인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한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 사례에서는 간통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음에도(장롱에 숨어있다 발각된 것만으로는 부족했던 모양입니다), 문자메시지의 애정 표현과 다른 남자의 집을 자주 방문한 행동 등이 부정행위로 인정되었습니다. 위자료 1,000만 원이 인정되었습니다.
4. 광주지방법원 2020나XXXXX 판결 – 부적절한 카톡 메시지만으로도 부정행위 인정
사실관계:
- 피고는 원고의 배우자 C와 초등 동창생으로 2016년경부터 동창 모임을 통해 만남
- 피고가 C에게 보낸 카톡 메시지 내용:
- “일어나보니 옆에 너가 있어서 깜짝 놀랐어”
- “뽀뽀 해줄 수 있어?”
- “나도 너 많이 많이 사랑해”
- “너 만남 불같은 사랑을 할 것 같아”
- “제어가 안 돼 널 갖고 싶은 맘을”
- “세상에 태어나서 여자를 안아본 건 너가 처음이거든…그래서 잊을 수가 없어 널…”
- 피고는 자신의 배우자와 이혼 소송 중 이혼 조정이 성립됨
- C는 피고와 9개월여 동안 만나면서 부정행위를 했다고 자백함
법원의 판단:
“피고는 원고의 배우자인 C와 앞에서 인정한 바와 같은 부적절한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만남을 지속하는 등 부정행위를 함으로써 원고와 C 사이의 혼인관계를 침해하거나 그 유지를 방해하여 원고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는 이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금전적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
이 사례에서는 카톡 메시지의 내용이 명백한 애정 표현과 성적 암시를 담고 있어 부정행위로 인정되었으며, 원고에게 700만 원의 위자료가 인정되었습니다.
5.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2. 10. 선고 2021가단5068472 판결 – 성관계와 부적절한 카톡으로 부정행위 인정
사실관계:
- 원고와 소외인(C)은 2020. 5. 4. 혼인신고를 마친 법률상 부부로, 주말부부로 결혼생활 시작
- 소외인은 2020. 6.경 직장을 그만두고 대천 해수욕장 근처에서 맥주가게 운영 시작
- 피고(B)는 1999년생 여성으로 2020. 8.경부터 소외인의 맥주집에서 아르바이트 시작
- 피고와 소외인은 호감을 갖게 되어 2020. 11.경부터 2021. 1.경까지 이성으로 교제하며 수회의 성관계 가짐
- 피고는 2021. 1. 28. 새벽에 소외인에게 다음과 같은 카톡 메시지 전송:
- “진짜 반지 만들러 갈거?”
- “어차피 오빤 못끼니까, 다른 거 만들어도 좋을 듯”
- 소외인은 이에 “나 끼구 다닐건대, 특정한 날 빼곤” 등으로 답신
법원의 판단:
“제3자가 부부의 일방과 부정행위를 함으로써 혼인의 본질에 해당하는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유지를 방해하고 그에 대한 배우자로서의 권리를 침해하여 배우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피고는 소외인이 배우자 있는 사람임을 알면서도 부정행위를 하여 원고에게 정신적인 고통을 가하였으므로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이 사례에서는 피고가 소외인의 결혼 사실을 알면서도 성관계를 가지고 부적절한 카톡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이 부정행위로 인정되어, 원고에게 1,200만 원의 위자료가 인정되었습니다. 특히 “반지 만들러 갈거?”, “오빤 못끼니까”라는 메시지는 피고가 소외인의 결혼 사실을 알고 있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증거로 작용했습니다.
6.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21가단000000 판결 – 상대방의 결혼 사실 몰랐다는 증거로 활용
사실관계:
- 원고의 배우자 C는 직장(D점)에서 매니저로 지원한 피고를 알게 됨
- C가 피고에게 먼저 좋아한다고 고백하여 2021년 6월 중순경부터 교제 시작
- 교제 기간은 약 2주간으로 짧았으며, 2021년 7월 1일 헤어짐
- C는 교제 중이던 2021년 6월 29일에 피고에게 문자메시지로 결혼 사실을 고백:
- “자기야 미안해.. 내가 미리 말했어야 하는데 얘기못한게 있어… 나 사실 결혼했어 아이도 있고 남편도 잇어.. 근데 방금 남편이 우리 만나는 걸 알게 됐어. 내가 모르고 카톡을 키고 잤는데 그걸 읽었나봐”
- “내가 가정이 있는데 말 안하고 자기를 꼬신거잖아 그게 잘못된거야”
- 피고는 C의 결혼 사실을 알게 된 직후 C와 결별함
법원의 판단: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발생시키는 부정행위라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상대방이 배우자 있는 사람임은 알고 있어야 한다… 피고는 C이 미혼이라고 믿고 C과 교제를 하였던 것으로 보일 뿐이다. 따라서 피고가 C이 배우자 있는 사람임을 알았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불법행위에 관한 주장은 그 손해액 등에 관하여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이 사례에서는 피고가 C의 결혼 사실을 몰랐고, 알게 된 즉시 관계를 종료했기 때문에 불법행위 책임이 없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오히려 카톡 메시지로 인해 상간자로서는 부정행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카톡(문자메시지)이 이혼 사유가 되는 기준
1. 메시지 교환 빈도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어
단순히 문자메시지를 자주 주고받았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정행위를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첫 번째 판례에서 볼 수 있듯이, 통신사를 통해 확보한 문자 수발신 내역만으로는 부정행위를 인정하기에 부족합니다.
2. 메시지의 내용이 결정적
문자메시지의 내용이 애정 표현이나 부적절한 내용을 담고 있다면 부정행위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광주지방법원 판결에서 볼 수 있듯이, “사랑해”, “뽀뽀 해줄 수 있어?”, “널 갖고 싶은 맘” 등의 명확한 애정 표현이나 성적 암시가 담긴 메시지는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3. 다른 정황 증거와의 결합이 중요
문자메시지 교환과 함께 자주 만나거나, 함께 식사, 음주, 운동을 하는 등의 행동이 있거나, 가족 행사보다 상대방과의 약속을 우선시하는 등의 정황이 있으면 부정행위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4. 복합적 사유의 고려
많은 경우, 문자메시지 교환만이 아니라 폭력, 유기 등 다른 이혼 사유와 함께 고려됩니다. 개별적으로는 이혼 사유가 되기 어려운 사정들도 결합되면 이혼 사유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의 이혼 소송: 증거 수집과 대응 방안
증거 수집 시 주의사항
- 적법한 증거 수집: 상대방의 동의 없이 휴대폰을 해킹하는 행위는 불법이고, 이로 인해 추후 불이익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 메시지 내용 보존: 문자메시지나 카톡 내용은 스크린샷 등으로 보존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 통신사 기록 확보: 통화 내역이나 문자 발신 기록은 소제기 이후 법원을 통해 통신사 자료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법적 대응 방안
- 전문가 상담: 이혼 소송을 고려한다면 이혼 전문 변호사와 상담하여 자신의 사례에 맞는 증거 수집 방법을 조언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 종합적 증거 확보: 문자메시지 외에도 통화 기록, 만남의 증거, 목격자 진술 등 다양한 증거를 종합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 감정적 대응 자제: 부정행위를 의심하더라도 폭력이나 위협 등의 행동은 오히려 자신에게 불리한 증거가 될 수 있으므로 자제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