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관계등록부에 출생연월일이나 출생시점이 사실과 다르게 올라간 경우, 언제든 간단히 고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그 정정이 친생추정, 친자관계, 상속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단순한 정정허가 절차만으로는 부족하고, 친생부인 등 선행 재판을 거쳐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사례도 그와 같습니다.
실제보다 늦은 출생시점으로 등록된 자녀에 대해, 법원이 친생부인의 허가 심판 등 선행 절차가 마쳐졌다는 점을 근거로 출생시점 정정을 허가한 사안입니다.

목차
사건의 출발점: 2년 늦게 한 출생신고
- A는 2001. 4. 3. B와의 사이에서 甲을 출산했습니다.
- 그런데 당시 A는 1988년부터 소외인 C와 혼인관계에 있었기 때문에, 곧바로 출생신고를 하지 못했습니다.
- 이후 A는 2002. 7. 10. C와 이혼했고, 그 뒤 B와 2003. 2. 6. 혼인신고를 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 A와 B는 甲을 실제 출생일인 2001. 4. 3.이 아니라, 2003. 4. 3. 출생한 것으로 신고했습니다. 즉, 등록부상 출생시점이 실제보다 약 2년 늦게 기재된 것입니다.
이처럼 출생연월일이 잘못 올라가면 단순히 “나이가 다르다”는 문제에 그치지 않습니다.
누구의 자녀로 추정되는지, 가족관계등록부의 부모 표시가 적법한지, 장차 상속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까지 연결됩니다.
참고로, 위 사안은 혼인 종료 이후 출생신고에 대하여 혼인 중의 자로 추정된 사안으로, 혼인기간이 계속되고 있는 사례외는 다릅니다. 혼인기간 중 태어난 자녀인데, 부친이 다른 사람인 경우는 이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왜 단순 정정으로 끝나지 않았나
가족관계등록부 정정은, 기록에 착오나 누락이 있는 경우 진정한 신분관계에 맞게 바로잡기 위한 절차입니다. 다만 그 내용이 친족법상 또는 상속법상 중대한 영향을 미치면, 법원은 이를 단순한 기재 정정 문제로 보지 않습니다.
특히 이 사건에서는 출생시점을 실제대로 고치면, 甲은 A가 전 남편 C와 이혼한 날로부터 300일 이내에 태어난 자녀가 됩니다. 그러면 민법 제844조 제3항에 따라 전 남편 C의 친생자로 추정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즉, 단순히 출생연도를 2003년에서 2001년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 정정이 곧바로 친생추정의 대상 변경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먼저 친자관계를 정리하는 재판이 필요했습니다.
친생추정 문제: 왜 전 남편의 자녀로 추정되나
민법 제844조 제3항은 혼인관계가 종료된 날부터 300일 이내에 출생한 자녀는 혼인 중에 임신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甲이 실제로 2001. 4. 3. 태어났다면, A가 C와 이혼하기 전 출산한 자녀가 됩니다. 따라서 법률상으로는 우선 C의 친생자로 추정될 여지가 생깁니다.
친생부인의 허가 청구가 왜 중요했나
이 사건에서 항고심이 1심과 달리 출생시점 정정을 허가한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A가 본건을 위해 친생부인의 허가 심판을 받아 두었다는 점입니다.
원래 친생자로 추정되는 경우에는 친생부인의 소로 다투어야 하는데, 전통적으로는 제소기간이 2년으로 엄격했습니다. 그러나 혼인 종료 후 300일 내 출생자에 관한 친생추정 규정은 현실과 맞지 않는 문제가 커졌고, 헌법재판소도 이 부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했습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해 2017. 10. 31.부터 민법 제854조의2가 신설되었고, 이에 따라 어머니 또는 전 남편이 가정법원에 친생부인의 허가를 청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정법원은 다음과 같은 자료를 바탕으로 허가 여부를 판단합니다.
- 혈액형 검사
- 유전자 검사
- 장기간 별거 여부
그리고 이 허가가 내려지면, 민법 제844조의 친생추정은 더 이상 미치지 않게 됩니다.
법원이 출생시점 정정을 허가한 이유
결론적으로 법원은 가족관계등록부상 출생시점 정정을 허가했습니다. 여러 사정을 종합할 때, 등록부 기재가 실제 출생사실과 다르다는 점이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본 것입니다.
법원이 주목한 사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 A가 2001. 4. 3. 출산한 여아의 출생증명서가 존재했고, 그 출생증명서의 ‘부’란은 공란이었던 점
- 만약 甲이 2003. 1. 1.생 또는 2003년생이라면, 불과 만 4세에 초등학교에 입학한 셈이 되어 경험칙에 반하는 점
- 甲이 초등학교 입학 때부터 현재까지 실제로는 2001년생 또래와 함께 학교생활을 해 온 점
- 유전자 검사 결과, B와 甲 사이의 친자관계 성립 확률이 99.99%인 점
- A가 2018. 2. 법원에 甲과 전 남편 C 사이의 친생부인의 허가를 청구했고, 그 심판이 인용되어 확정된 점
즉, 법원은 단순히 “출생신고가 잘못되었나”만 본 것이 아니라, 실제 출생사실, 학교생활 등 객관적 생활자료, 유전자검사 결과, 친생추정 배제를 위한 선행 재판의 확정 여부까지 확인한 뒤 정정을 허가했습니다.
정리
가족관계등록부에 출생일시가 잘못 기재되어 있다면 정정은 가능합니다.
다만 그 정정이 단순한 오기 수정에 그치지 않고 친생추정, 친자관계, 상속관계에 영향을 미친다면, 단순한 정정허가 절차만으로 해결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사건처럼
- 실제 출생시점을 입증할 자료가 충분하고
- 친생추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친생부인의 허가 심판 등이 선행되어 확정되었다면
- 법원은 가족관계등록부상 출생시점 정정을 허가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