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일방이 사망하면 많은 분들이 생존 부모가 당연히 친권자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혼 당시 한쪽 부모가 단독친권자로 지정되어 있었다면, 그 친권자가 사망했다고 해서 생존 부모가 곧바로 친권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909조의2에 따라, 이 경우에는 가정법원의 친권자 지정 심판이 필요합니다. 즉, 생존 부모라 하더라도 다시 법원의 판단을 받아야 합니다.

친권자 지정 청구는 다음 사람이 할 수 있습니다.
- 생존하는 부 또는 모
- 미성년자 본인
- 미성년자의 친족
기간도 중요합니다.
- 사망 사실을 안 날부터 1개월
- 사망한 날부터 6개월 이내
이 절차에서 법원이 보는 기준은 형식적인 가족 순서가 아니라 자녀의 복리입니다. 실무상 주로 검토되는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 청구인과 자녀의 유대관계
- 실제 양육을 계속해 온 정도
- 양육능력과 경제적 능력
- 생활환경의 안정성
- 다른 친족들의 양육 적합성
- 자녀가 성장한 경우 자녀 본인의 의사
따라서 판단의 핵심은 “친엄마냐 친아빠냐”가 아니라, 현재 누가 자녀에게 더 안정적이고 적절한 보호자인가입니다.
목차
조부모가 키워왔더라도 자동으로 친권자가 되지는 않습니다
부모 일방이 사망하면 조부모가 아이를 계속 돌봐온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때도 조부모가 자동으로 친권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생존 부모 역시 자동 확정은 아닙니다. 결국 법원이 자녀의 복리를 기준으로 정합니다.
조부모가 실제로 오랫동안 양육해 왔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한 사정입니다. 다만 그것만으로 결론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계속적인 양육 가능성, 생존 부모와 자녀의 관계, 현재 환경을 유지할 필요성 등을 함께 봅니다.
실무에서는 이 문제가 상속재산 분쟁과 같이 얽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망한 부모 명의의 재산이 자녀에게 상속되는 상황에서 조부모나 고모·삼촌 등이 친권자 지정에 적극 개입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법원은 상속 문제와 자녀 복리를 구별해서 봅니다. 오히려 재산에 대한 관심이 지나치게 드러나는 경우, 자녀 복리에 반하는 요소로 평가될 수도 있습니다.
이혼 당시 친권을 포기했던 부모도 다시 친권자가 될 수 있습니다
과거 이혼 당시 친권을 갖지 못했거나 포기했던 부모라도, 이후 단독친권자가 사망하면 다시 친권자로 지정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과거 형식만 보지 않고, 현재 자녀와의 관계, 실제 교류, 양육능력, 자녀의 의사를 종합해 판단합니다.
즉, 예전에 친권을 양보했다는 이유만으로 배제되는 것은 아니고, 현재 자녀의 복리에 가장 부합한다면 다시 친권자가 될 수 있습니다.
조부모의 면접교섭권: 예외적 인정에서 법제화로
면접교섭은 원래 직접 양육하지 않는 부모와 자녀 사이의 권리로 이해되어 왔습니다. 다만 부모 일방이 사망하거나 질병, 외국 거주 등으로 면접교섭이 어려운 경우에는, 그 부모의 직계존속, 즉 조부모도 가정법원에 면접교섭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837조의2 제2항은 이를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다음 요소를 참작합니다.
- 자녀의 의사
- 조부모와 자녀의 관계
- 청구의 동기
- 그 밖의 사정
따라서 조부모라고 해서 당연히 면접교섭권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부모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배제되는 것도 아닙니다. 기준은 역시 자녀의 복리입니다.
사례 1: 외조모의 면접교섭권을 인정한 사례
실제 사례에서, 자녀의 어머니는 출산 당일 사망했고 외조모가 약 3년 동안 손녀와 함께 살며 정성껏 양육했습니다. 이후 아버지가 새로운 가정을 꾸리면서 외조모와 손녀의 만남을 막자, 외조모가 면접교섭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면접교섭 제도의 취지가 애착관계의 단절이 아동의 복리에 반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외조모가 사망한 모친을 대신해 실질적으로 손녀를 양육하며 깊은 유대와 애착관계를 형성한 이상, 이를 생존 부의 일방적인 의사로 단절시키는 것은 자녀의 복리와 건전한 성장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결과 법원은 외조모에게 예외적으로 면접교섭권을 인정했습니다. 이 사례는 부모가 아닌 조부모라도, 자녀에게 실질적으로 중요한 관계라면 보호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사례는 법제화 되기 전에 인정된 사례입니다.)
사례 2: 형제자매 면접교섭도 인정될 수 있습니다
부모의 사망이나 이혼으로 형제자매가 떨어져 지내게 되는 경우, 형제 사이의 교류를 보장할 수 있는지도 문제됩니다. 수원지방법원 2013. 6. 28.자 2013브33 결정은, 민법상 명문 규정이 없더라도 형제 간 면접교섭을 인정한 사례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형제에 대한 면접교섭권이 헌법상 행복추구권 또는 가족생활에서 도출되는 권리라고 보았습니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부모가 서로에 대한 적대감 때문에 자녀들 사이의 교류를 막는 것은 자녀의 복리를 우선해야 하는 친권 행사 원칙에 비추어 권리남용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법원은 사건본인과 형이 정기적으로 만나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형제 간 면접교섭을 인정했습니다. (위 사건의 신청은 동생의 양육친인 부가 한 것이고, 그 내용은 모를 배제하고 형제끼리 만나게 해달라는 청구였습니다. 동생이 모에 대한 면접교섭을 거부하여 모 없이 형을 만나게 해달라는 신청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정리
간단하게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단독친권자가 사망해도 생존 부모가 자동으로 친권자가 되는 것은 아님
- 조부모가 아이를 키워왔더라도 자동으로 친권자가 되는 것은 아님
- 과거 친권을 포기했던 부모도 다시 친권자로 지정될 수 있음
- 조부모는 일정한 경우 가정법원에 면접교섭을 청구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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