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의이혼을 신청한 뒤 숙려기간에 들어가면, 많은 분들이 사실상 부부관계는 이미 끝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숙려기간은 여전히 혼인관계가 지속되는 기간이고, 이 시기에 다른 이성과 교제하면 부정행위로 평가되어 위자료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아래 판례도 바로 그 점을 보여줍니다. 협의이혼을 준비 중이었다는 사정만으로 외도 책임이 당연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목차
실제 판례의 사실관계
- 부부는 2006년 8월 혼인했습니다.
- 남편은 건설업에 종사했고, 부인은 전업주부로 가사와 양육을 담당하다가 2011년 9월경부터 방과후 교사로 일했습니다.
- 부인은 2013년경 골프클럽에서 알게 된 남성 회원의 의류를 대신 구매해준 일이 있었고, 이를 계기로 남편은 부인의 대외활동을 의심하고 경계하기 시작했습니다.
- 이후 부인은 2016년 가을부터 남편 동의 아래 배드민턴 동호회 활동을 했습니다.
- 그런데 부인이 약속한 귀가시간인 밤 10시를 넘기는 일이 잦아지고, 방학 중 낮 시간에도 운동을 하게 되자 남편은 2018년 1월경 동호회 활동을 그만둘 것을 요구했습니다.
- 부인은 이를 거절하면서 이혼을 요구했고, 남편도 이에 응해 2018년 2월 협의이혼을 신청했습니다.
- 그런데 부인은 2018년 1월 말경, 동호회 남성 회원과 공연을 보고, 이혼 관련 법률상담을 받기 위해 변호사 사무실에 갈 때도 그 회원과 동행했습니다.
- 남편은 부인의 SNS 계정에 몰래 접속해 두 사람의 관계를 알게 되었고, 2018년 3월 하순경 동호회 단체 카카오톡방에 이들의 부정행위를 알렸다가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았습니다.
- 부부는 2018년 4월 4일경 별거에 들어갔습니다.
이 사건에서 쟁점은, 협의이혼을 신청해 숙려기간에 들어간 상황에서, 다른 이성과의 교제가 위자료 책임을 발생시키는 부정행위가 되는지가 문제였습니다.
숙려기간 중 외도도 부정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숙려기간을 단순한 대기 시간이 아니라, 혼인관계 유지 여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회복 가능성을 모색하는 시간으로 봅니다. 그래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기간에 다른 이성과 교제하는 행위는 혼인관계의 유지를 방해하고 상대방의 신뢰를 훼손하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법원이 본 핵심 포인트
- 협의이혼을 신청했다고 해서 곧바로 혼인관계가 종료되는 것은 아닙니다.
- 숙려기간은 오히려 혼인관계 회복 여부를 마지막으로 숙고하는 시기입니다.
- 이 시기의 이성 교제는 혼인 파탄을 심화시키거나 확정시키는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 따라서 숙려기간 중 외도 역시 부정행위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즉, “이미 이혼하기로 했으니 괜찮다”는 생각은 법적으로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왜 이 사건에서 부인의 책임이 더 크게 인정되었나
이 사건에서는 부부 사이에 갈등이 있었고, 남편에게도 잘못이 전혀 없다고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특히 남편이 부인의 외부활동을 지나치게 경계하고 통제하려 했던 점, 나아가 SNS에 몰래 접속하고 단체 대화방에 사생활을 폭로한 점은 분명 문제였습니다.
그럼에도 법원은 혼인관계 파탄의 주된 원인을 부인과 동호회 회원 사이의 외도로 보았습니다.
책임 판단에서 중요했던 점
- 남편이 부인을 통제하려 한 잘못은 있었습니다.
- 그러나 그 잘못이 부인의 외도 책임을 상쇄할 정도로 크다고 보지는 않았습니다.
- 오히려 숙려기간 중 이루어진 부인의 교제가 혼인관계를 결정적으로 악화시킨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결국 법원은 부인의 위자료 지급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위자료 액수는 얼마였나
이 사건에서 법원이 인정한 위자료는 1,000만 원이었습니다.
위자료 액수는 일률적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해서 판단합니다.
위자료 액수에 영향을 주는 요소
- 혼인기간
- 자녀 유무
- 외도의 시점과 정도
- 혼인관계 파탄에 대한 각자의 책임
- 외도로 인해 상대방이 받은 정신적 고통의 정도
따라서 숙려기간 중 외도라고 해서 무조건 같은 금액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위자료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숙려기간이라고 안심하면 안 되는 이유
실무상 자주 나오는 오해가 있습니다.
협의이혼 신청을 했고, 서로 이혼하기로도 마음먹었으니 그때부터는 사실상 자유로운 관계라고 생각하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법원은 그렇게 단순하게 보지 않습니다.
특히 조심해야 할 상황
- 협의이혼 신청 직후 다른 이성과 만남을 시작한 경우
- 숙려기간 동안 반복적인 연락이나 데이트가 있었던 경우
- 숙박, 여행, 애정 표현 메시지 등 관계의 밀접성이 드러나는 경우
- 상대방이 나중에 그 사실을 알게 되어 큰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경우
이런 경우에는 단순한 감정 문제를 넘어 부정행위에 따른 위자료 청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별거 중 외도와도 비슷하지만, 숙려기간은 더 조심해야 합니다
숙려기간 중 외도는 별거 중 외도와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법적으로는 조금 더 민감하게 볼 수 있습니다. 별거는 사실관계에 따라 이미 실질적 파탄 상태였는지가 문제 될 수 있지만, 숙려기간은 법적으로 여전히 혼인관계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라는 점이 더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협의이혼 절차 중이라면, 당사자가 생각하는 것보다 법적 위험이 더 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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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정리
협의이혼을 신청해 숙려기간 중이라고 해도, 그 기간은 여전히 법적으로 혼인관계가 유지되는 시기입니다. 따라서 이 시기에 다른 이성과 교제하면 부정행위로 인정되어 위자료를 배상해야 할 수 있습니다.
